농지를 조사하다 보면 밭 한쪽에 집이나 창고가 들어선 곳을 만납니다.
어떤 집은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고, 어떤 창고는 비교적 최근에 지은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이런 시설을 설치할 때도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고, 신고로 가능한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허가와 신고는 도대체 무엇이 다를까요?
허가는 좀 어려운 것이고, 신고는 간단한 것일까요?
내 땅인데 허가까지 받아야 할까?
내 밭에 작은 창고 하나 짓겠다는데 허가까지 받아야 할까요?
농지는 조금 특별합니다.
농사를 짓기 위한 땅이기 때문에, 다른 용도로 바꾸려면 일정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이를 농지전용이라고 합니다.
농지법에서는 원칙적으로 농지전용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밭 한쪽에 일반 주택을 짓거나, 농업과 관계없는 물품을 보관할 창고를 설치하려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허가를 신청한다고 모두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농지가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설치하려는지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내 땅이라고 해도 마음대로 용도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신고만 하면 되는 경우도 있다고?
그렇습니다.
농지법에는 허가 대신 신고로 진행할 수 있는 경우도 정해져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일정한 조건을 갖춘 농업인 주택입니다.
농사를 짓는 사람이 농업경영을 위해 집을 마련하려는 경우를 생각해 볼까요?
법에서 정한 조건에 맞는다면 농지전용신고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농업인이면 누구나 신고만으로 집을 지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시설의 종류와 규모, 농지가 있는 지역 등 여러 조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바로 공사를 시작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행정기관에서 신고 내용을 검토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신고도 지켜야 할 조건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작은 시설은 신고, 큰 시설은 허가?
이렇게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크기의 집 두 채를 생각해 봅시다.
하나는 일반적인 주거용 주택이고, 다른 하나는 법에서 정한 요건을 갖춘 농업인 주택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해도 농지전용 절차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창고도 마찬가지입니다.
농기계를 보관하는 창고인지, 일반 건축자재를 보관하는 창고인지에 따라 적용되는 기준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농업용 창고라고 해서 모두 허가나 신고 없이 설치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작다고 무조건 신고 대상이 되는 것도 아니고, 농업에 사용한다고 모두 신고만 하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크기만이 아니라 누가, 어디에, 무엇을 설치하려는가입니다.
농지에 뭔가 설치하면 무조건 전용일까?
그것도 아닙니다.
농사를 짓는 데 필요한 농로나 일정한 농업용 시설은 농지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런 시설까지 모두 농지전용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농기계를 이동시키기 위한 농로와 농업에 관계없는 차량을 위한 주차공간은 같은 시설로 보기 어렵습니다.
또 다른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농지전용에 필요한 절차까지 함께 처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농지에 시설을 설치하려면 처음부터 허가냐 신고냐를 고민하기보다, 농지전용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알아봐야 할까?
농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려고 한다면 먼저 해당 농지의 위치와 이용 제한을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농업진흥지역에 있는 농지는 사용할 수 있는 용도에 제한이 많습니다.
그다음 설치하려는 시설이 허가 대상인지, 신고 대상인지 알아보면 됩니다.
같은 창고라도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혼자 판단하기 어렵다면 농지가 있는 지역의 시·군·구청 담당 부서에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허가와 신고는 편한 쪽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내 농지와 사용 목적에 맞는 절차를 찾는 것입니다.
파이의 생각
허가보다는 신고가 쉬워 보입니다.
그런데 신고도 알아볼 것이 제법 많군요.
농지에서는 ‘간단히 신고만 하면 됩니다’라는 말도 일단 끝까지 들어봐야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