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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주가리, 열매는 알았는데 꽃은 처음

    박주가리, 열매는 알았는데 꽃은 처음

    자연도감 #003 – 박주가리

    농지를 조사하며 걷다가 덩굴 사이에 작은 꽃들이 모여 피어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잎과 줄기를 보니 익숙했습니다.

    “박주가리 같은데… 박주가리에 이런 꽃이 피었던가?”

    박주가리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식물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열매와 줄기는 익숙한데, 꽃을 제대로 본 기억은 없었습니다.

    사진을 찍고 확인해 보니 역시 박주가리였습니다.


    박주가리, 열매는 익숙한데 꽃은 처음

    제가 기억하는 박주가리는 꽃보다 줄기와 열매입니다.

    줄기나 잎을 꺾으면 흰 액체가 나오고, 가을이 되면 독특한 모양의 열매가 달립니다. 예전에는 어른들이 그 열매를 약에 쓴다며 따는 모습도 종종 봤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꽃이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가까이 들여다보니 연한 분홍빛을 띤 작은 꽃들이 여러 송이 모여 있습니다. 가을의 오톨도톨 모양의 열매와 달리 꽃은 생각보다 수수하고 예뻤습니다.

    알고 있던 식물인데 처음 보는 것 같은 느낌?

    농지를 돌아다니다 보면 가끔 이런 순간을 만납니다.


    박주가리를 보니 오래전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박주가리 하면 생각나는 장면이 있습니다.

    오래전 늦은 겨울, 어린 조카들과 산책하다 나무에 매달린 채 바싹 마른 박주가리 열매를 발견했습니다.

    열매를 벌리니 안에는 솜처럼 생긴 씨앗이 가득했습니다.

    그 씨앗을 손에 올려놓고 바람에 날렸더니 민들레 홀씨처럼 사방으로 흩어졌고, 조카들은 날아가는 씨앗을 잡겠다며 신나게 뛰어다녔습니다.

    그때는 겨울의 마른 열매였는데, 세월이 한참 흐른 오늘은 농지에서 꽃을 피우고 있는 박주가리를 다시 만났습니다.

    같은 식물인데 계절에 따라 참 다른 모습입니다.

    농지를 걷다 보면 이렇게 알고 있던 식물도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됩니다. 얼마 전에는 산딸기로 착각하기 쉬운 복분자도 농지에서 만났습니다.


    자연도감 노트

    구분내용
    이름박주가리
    학명Metaplexis japonica
    분류협죽도과 박주가리속의 여러해살이 덩굴식물
    여름에 연한 분홍빛 꽃이 여러 송이 모여 핌
    넓은 달걀형 또는 심장형에 가까우며 마주남
    특징줄기나 잎에 상처가 나면 흰 유액이 나옴
    열매가을에 열리며 익으면 갈라짐
    씨앗긴 흰 털이 달려 바람을 타고 퍼짐

    박주가리의 열매가 익어 벌어지면 씨앗에 붙어 있는 긴 흰 털이 펼쳐집니다.

    어린 조카들과 날리며 놀았던 것도 바로 이것입니다. 민들레처럼 바람을 이용해 씨앗을 멀리 보내는 셈입니다.


    오늘의 한 장

    가까이에서 본 연한 분홍빛 박주가리 꽃

    가을의 독특한 열매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가까이에서 보니 꽃은 전혀 다른 인상이었습니다.

    이 작은 꽃이 지고 나면 그 익숙한 박주가리 열매가 만들어지겠지요.


    파이의 생각

    그날 날려 보낸 박주가리 씨앗은 어디까지 갔을까요.
    어쩌면 오늘 만난 녀석이 그 후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 이 글은 농지 조사 중 직접 관찰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식물의 생육 상태나 모습은 지역과 환경, 시기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복분자와 산딸기는 어떻게 다를까? 검게 익어가는 열매에서 찾은 차이

    복분자와 산딸기는 어떻게 다를까? 검게 익어가는 열매에서 찾은 차이

    자연도감 #002 – 복분자

    농지를 조사하다 보면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실제로는 처음 만나는 식물이 있습니다.

    오늘 만난 열매도 그랬습니다. 처음에는 산딸기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빨간 열매 사이로 검게 익은 열매가 함께 달려 있었습니다.

    알아보니 복분자였습니다.

    이번에 만난 복분자를 보면서 복분자와 산딸기 차이가 무엇인지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복분자와 산딸기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복분자 열매와 잎

    복분자와 산딸기, 가장 쉬운 차이는?

    둘은 얼핏 보면 꽤 비슷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산딸기라고 생각했습니다.

    눈에 띈 차이는 열매가 익어가는 색깔이었습니다.

    복분자는 열매가 익으면서 붉은색을 거쳐 검붉은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합니다. 반면 흔히 산딸기라고 부르는 열매는 익어도 대체로 붉은색 계열을 유지합니다.

    제가 만난 복분자에는 아직 빨간 열매와 이미 검게 익은 열매가 한 줄기에 함께 달려 있었습니다. 덕분에 익어가는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복분자라는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

    복분자에는 이름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복분자를 먹은 뒤 소변 줄기가 너무 세져 요강을 뒤집었다는 이야기에서 복분자(覆盆子)라는 이름이 생겼다는 설입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름 하나만큼은 쉽게 기억하게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자연도감 노트

    이름복분자딸기
    학명Rubus coreanus Miq.
    분류장미과 낙엽관목
    5~6월
    열매7~8월, 붉게 맺힌 뒤 흑색으로 익음
    산딸기와 차이산딸기는 7~8월 황적색으로 익는 것이 대표적인 차이
    관찰 포인트붉은 열매와 검게 익은 열매가 함께 보이는 모습

    복분자딸기가 붉게 열매를 맺은 뒤 흑색으로 변한다는 내용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 확인됩니다. 산딸기(Rubus crataegifolius)는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서 **7~8월 황적색으로 익는다고 설명합니다.


    오늘의 한 장

    덜 익은 빨간 복분자와 검게 잘 익은 복분자

    농지에서 우연히 만난 복분자. 빨간 열매와 검게 익은 열매가 함께 달려 있어 산딸기와 다른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파이의 생각

    요강은 뒤집지 못했지만, 호기심 하나는 채울 수 있었습니다.

    함께 보기: 농지에서 만난 여름 야생화, 누리장나무 · 자연도감 #001

  • 누리장나무, 농지에서 만난 여름 야생화

    누리장나무, 농지에서 만난 여름 야생화

    자연도감 #001 – 누리장나무

    농지조사를 다니다 보면 예상 밖의 만남이 종종 있습니다. 오늘은 조사 대상지로 이동하던 길가에서 낯선 흰 꽃 무리와 마주쳤습니다.

    멀리서 볼 땐 그저 흔한 관목처럼 보였는데, 가까이 갈 수록 마치 봄의 라일락처럼 작은 꽃들이 무리지어 있어 인상적이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꽃보다 훨씬 길게 뻗은 수술이 사방으로 뿜어져 나온 모습이, 마치 작은 폭죽이 터진 것 같았습니다.

    농지에서 만난 누리장나무의 흰 꽃과 꽃봉오리
    여름철 농지 옆에서 발견한 누리장나무

    이름을 몰라 사진부터 찍고 AI에게 물어보니 누리장나무라고 합니다.

    산과 들에서 여름이면 흔히 볼 수 있는 자생식물이라는데, 정작 이 길을 오가면서도 여태 눈에 들어온 적이 없었습니다.

    가까이서 보면 꽃은 흰 별 모양이고, 봉오리는 은은한 분홍빛을 띱니다. 그리고 그 사이로 삐죽삐죽 뻗은 수술이 이 나무의 특징입니다.


    누리장나무는 여름에 꽃을 피우지만, 가을이 되면 완전히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꽃이 지고 나면 붉은 꽃받침 위에 파란 열매가 맺히는데, 우리나라 자생식물 중에서도 색 조합이 손꼽히게 화려하다고 합니다.

    여름엔 수수한 흰 꽃, 가을엔 화려한 색채 — 한 나무 안에 두 계절의 얼굴이 담긴 셈입니다. 가을의 실제 얼굴은 어떨지 벌써 궁금해 집니다.


    오늘의 발견

    이름누리장나무
    학명Clerodendrum trichotomum
    꽃 피는 시기7~8월
    특징흰 별 모양 꽃, 길게 뻗은 수술, 분홍빛 꽃봉오리
    비고가을에는 붉은 꽃받침과 파란 열매가 맺힘

    더 알아보기: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에서 누리장나무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파이의 생각

    누리장나무, 꽃에서 누린내가 난다하여 누리장나무라고 했다는데 – 실제 맡아보니 그저 흔한 들꽃 향기 – 여름엔 흰 별꽃, 가을엔 파란 열매로 이름보다 얼굴값 하나는 확실히 하는 여름 꽃


    8월 30일 누리장나무의 청색 열매